현대중공업그룹 계열로 울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노사의 임단협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룹사 형님격인 현대중공업이 아직 타결하지 못한 작년 교섭과 맞물려 올해 협상까지 지지부진, 노사 양측이 ‘네탓공방’만 벌이고 있는 사이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여름 휴가전 타결을 목표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해 21년 무분규 기록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한마음으로 뭉쳤고, 현중 노사는 제 갈길만 고집한 결과로 여겨진다. ‘공감’의 차이다.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두 회사가 맞게 될 미래가 궁금해진다.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진정으로 고민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이려는 회사와 그렇지 못한 회사의 결과는 분명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이다.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26일 울산 본사에서 열린 13차 교섭에서 기본급 동결(정기승급분 2만3000원 별도),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 지급, 무재해 달성 격려금 100만원 지급 등에 잠정 합의했다. 경영 성과급 연말 지급, 고정연장 관련 임금조정, 사내 근로복지기금 5억원 출연, 노사협력대상 수상 등 기념 상품권 50만원 지급, 노사 제도개선위원회 구성, 협력사 처우 개선 등에도 뜻을 같이 했다. 유휴인력 발생과 관련해서도 제반 인력운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경쟁력 제고 및 안정적 물량 확보를 위해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노사가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하는 별도합의안도 마련했다.

반면 현대중 노사는 1년이 넘도록 타결하지 못한 작년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올해 임협과 통합해 다루고 있지만 아직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7월 말 예정된 여름 휴가 전에 모든 교섭을 타결하자고 촉구하지만 회사와의 입장 차이는 크다. 회사가 조선 위기 극복을 위해 기본급 20% 반납을 요구하고 있으나 노조는 이를 철회하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임금 반납 쟁점을 해결하지 못하면 교섭은 휴가 전은 물론 이후에도 제자리를 맴돌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또 올해 교섭 관련해서는 제시안도 내지 않았다. 노조는 올해 임금안으로 금속노조가 정한 15만4883원 인상, 성과급 250%+추가, 사내근로복지기금 세전 순이익 5% 범위에서 출연 등을 요구한 상태다. 그 사이 감정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노조는 “회사의 시간 끌기와 현실을 외면한 말장난에 모두가 지쳐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사측은 “노조 행동은 늘 딴죽 걸기”라며 맞서고 있다. 언제쯤이나 그 간극이 좁혀질지 답답하기 그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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