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북암산 가인계곡

▲ 밀양 산내면 가인계곡의 가인폭포는 운문지맥의 억산(954m)과 북암산(894m), 문바위(875m)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합수(合水)되어 빚어내는 폭포다. 가인폭포는 구만산의 구만폭포와 쌍벽을 이룰 만큼 사시사철 수량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많은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는 청정지역
깨끗하고 아름다운 경관에 탄성 절로
계곡따라 20여분 걷다보면 가인폭포
사시사철 수량 풍부하고 많은 비경 간직
커다란 소 만들어져 물놀이 장소로 제격
상류쪽 선녀탕·너럭바위도 볼거리
바위 위쪽은 비박 장소로도 안성맞춤

여름휴가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산과 계곡을 찾아 휴가를 떠나가기도 하고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섬과 바다를 찾아 떠나기도 한다. 뜨거운 뙤약볕이 내리 쬐는 여름은 등산을 하기보다 계곡을 찾아 피서를 즐기는 편이 한결 좋다.

밀양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 인곡리 가인계곡은 계곡트래킹을 겸한 물길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직 외부와 잘 알려지지 않은 청정지역이라 계곡 군데군데 거대한 바위와 반석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폭포(瀑布)와 소(沼), 담(潭)은 깨끗하고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는 많은 사람들을 이곳으로 끌어당기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또한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물길은 20리에 이른다.

이 곳을 찾아가려면 먼저 가지산 터널을 지나 밀양 남명리에서 석골사 방향으로 가다가 인곡마을 회관으로 향하는 길이 가인계곡의 들머리이다. 밀양 인곡마을회관에서 시멘트길을 따라 10여분쯤 걸어가면 인골산장이라는 입간판이 보이고 왼쪽은 봉의저수지가 있는 곳으로 저수지 제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시사철 수량이 풍부해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는 가인계곡. 봉의저수지 오른쪽 임도를 따라 10여분 들어가면 계곡 초입이 시작된다.

▲ 가인계곡 초입의 쌍폭포.

계곡 입구에 도착하면 저수지로 유입되는 물길이 곧 바로 계곡과 이어진다. 계곡은 초입부터 아름다운 소(沼)와 담(潭)이 연속으로 이어져는 멋진 경관이 발길을 자꾸 끌어당긴다. 쌍폭포와 공을 닮은 공 모양의 바위, 속살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이름 없는 소(沼), 너럭바위 등 수백 수천 년 물길이 바위를 타고 흐르면서 빚어놓은 경관은 정말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답고 경이롭다. 또한 오른쪽으로 높이 솟아 있는 산이 북암산(해발 806m)이고, 왼쪽으로 높이 솟은 마루금은 운문지맥이 구만산까지 이어지는 짧은 분맥이다. 어느 적당한 장소에 하루 또는 이틀 일정으로 베이스캠프를 마련해두고 계곡 트래킹도 해 볼 만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때론 바위를 넘고, 때론 우회하면서 물길산행을 20여분 정도 이어가다보면 가인계곡의 메인폭포인 가인폭포를 만난다.

가인폭포는 운문지맥의 억산(954m)과 북암산(894m), 문바위(875m)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합수(合水)되어 빚어내는 폭포다. 가인폭포는 구만산의 구만폭포와 쌍벽을 이룰 만큼 사시사철 수량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많은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가인폭포는 폭포 중앙에 커다란 바위덩어리가 굴러와 계곡의 양쪽을 갈라놓는 형상이다. 마치 학심이계곡의 쌍폭포를 닮았다. 두 줄기의 물줄기가 흘려 내리면서 바위 중간쯤에서 합수되어 다시 하나로 합쳐져 내리는 폭포는 그 높이가 6m에 이르며 둘레가 30여m의 큰 소(沼)를 만들어낸다. 또한 폭포 주변에는 아름다운 이끼며 부처 손들이 자생하고 있고 여름철 물놀이 장소로 제격이다.

▲ 가인계곡의 선녀폭포. 옥황상제의 선녀가 목욕을 했다는 곳이다.

가인폭포는 평상시에도 물의 양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우기(雨期)때에는 그 모습이 확연히 달라진다. 바위를 삼켜 버릴 듯 세차게 내리 꽂히는 물줄기는 폭포 옆 또 다른 암벽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와 합수되어 10m가 넘는 장엄한 폭포를 만들어낸다. 이렇듯 가인계곡의 아름다운 비경에 매료되어 한발 한발 발길을 옮기다보면 구만산 3.5km, 억산 4.6km 있는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도착하게 된다. 이곳에서 구만산이 있는 구만계곡(틈수골)으로 가려면 왼쪽능선을 타야 한다.

계곡을 따라 가인계곡 상류로 올라간다. 계곡은 깊이를 더해가고 우거진 나뭇가지와 숲이 하늘을 가려 햇빛은 거의 볼 수 없는 한적한 곳이다. 물살은 완전히 속살을 드러내듯 흘러가고 주변의 돌과 자갈들은 벽옥(碧玉) 그 자체이다. 가인폭포를 지나 30여 분 간 이어지는 완만한 계곡은 선녀탕과 너럭바위에서 절정을 이룬다. 선녀탕은 마치 하늘에 있는 옥황상제의 선녀들이 여름철에 이곳에 내려와 목욕을 했을만큼 아름답고 신비로운 곳이다. 이러한 전설을 뒤받침이라도 해주듯 두 개의 바위 사이로 흘러내리면서 만들어진 작은 소(沼)는 선녀의 목욕탕이 틀림없어 보인다.

선녀탕을 지나 다시 10여분쯤 상류로 올라가면 일명 너럭바위라 불리는 넓은 반석에 도착한다. 반석의 크기로는 10여평 정도로 약간의 흰색을 띠고 있다. 물이 잠겨있는 곳은 층층을 이루어 발을 담구며 않아 놀기에 적격이고, 흐르는 물속에 얼굴을 넣어 세안(洗眼)을 하면서 눈을 깜박거리면서 ‘눈이 맑아진다! 눈이 맑아진다!’라는 주문을 외워보기도 한다. 또한 물이 잠겨 있지 않은 바위의 위쪽은 비박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이곳에서 한참의 휴식을 취한 뒤 하루일정을 마무리 할 수도 있다. 원점은 올라왔던 길을 뒤돌아 가면 된다. 그러나 가인계곡의 발원지를 찾아 계곡트래킹을 이어 가려면 억산방향으로 이어지는 계곡을 따라 가야한다. 또한 이곳에서 능선 산행을 병행해보려면 우측능선을 따라 올라가야 하는데 문바위(844m)와 사자봉(924m)로 가는 등산로로 이어진다. 선녀탕 조금 못 미치는 지점에는 운문지맥의 한 구간인 인재능선으로 올라서는 산길과 이어지고, 운문지맥인 운문산, 억산, 구만산, 육화산, 중산, 낙화산, 보두산, 비학산으로도 이어진다.

너럭바위에서 억산으로 향하는 길로 걸음을 재촉한다. 계곡은 길과 이어졌다 떨어졌다 서너 차례 반복하다가 20여 분 뒤 임마누엘 기도원에 도착한다. 가인계곡트래킹 대부분 이 곳에서 마무리하게 되는데, 산행을 계속 이어가려면 억산과 구만산을 거쳐 하산하는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임마누엘 기도원에서 억산까지는 2.3km, 봉의저수지까지는 4.1km, 구만산까지는 1.7km로 시간과 체력이 허용한다면 여러 다양한 코스로 산행을 이어 가 보길 권하고 싶다.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산악인·중앙농협 달동지점장

 

◇코스안내
인곡마을회관→봉의저수지→가인계곡 들머리→공 바위→가인폭포→선녀폭포→너럭바위→임마뉴엘 기도원

◇찾아가는 길
·승용차 : 울산→석남사→밀양 남명초등학교→인곡마을회관→봉의저수지
·시외버스 : 울산시외버스→석남사행 버스이용→밀양 방면 시외버스→인곡마을(버스정류장 하차)→인곡마을 회관→봉의저수지→가인계곡 들머리

◇먹거리·숙박
·인골산장 055)353·6531. 오리불고기 및 백숙.
·시인과 촌장 052)264·4707. 비빔밥, 항아리수제비, 장떡, 민속주.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