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에 대한 새로운 추진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지지부진한 오일허브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싱가포르와 네덜란드 등 오일허브 선진 국가들과 비교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일부 평가를 불식하고 국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상황 인식에 따른 대안 모색에 나선 것이다. 동북아오일허브사업은 울산 신항 일원에 1조923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2010년부터 2026년까지 2413만 배럴 규모의 세계적 석유 물류 중심지를 육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1단계 사업으로 하부공사를 완료한 북항의 상부저장시설(813만배럴) 건립이 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사업성 제고를 통한 투자자 유인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이번 ‘동북아 오일허브사업 추진방안 연구’를 주관하는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동북아 오일허브사업의 추진경과 및 현황, 국제 석유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와 국내 석유수급 환경 및 정책변화 등에 따른 동북아 내외 석유시장의 환경변화 등을 검토, 울산 사업에 유치 가능한 석유류의 물동량을 추정해 사업추진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동북아 오일허브 2단계 남항사업’에 포함된 시설규모와 재원조달계획 등을 반영한 연구도 포함된다. 이번 연구가 국제석유가격 하락과 셰일오일을 비롯한 석유 공급선 다원화 등 석유시장 변화를 분석·예측함으로써 울산 오일허브 사업 추진방향을 점검하고 향후 발전전략을 모색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지금 세계 석유시장은 중국을 향해 중심이동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이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지난 40년 동안 최대 원유 수입국이었던 미국을 제쳤다. 정제설비를 확충해 석유제품의 내수 충족은 물론 수출을 늘린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의 국영 석유회사들은 2020년까지 하루 250만 배럴로 정제능력 확대해 아시아의 원유 및 석유제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계획이다. 세계 3위와 5위의 원유수입국인 일본과 한국까지 감안하면 세계 석유시장의 중심이 동북아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울산의 동북아오일허브 사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위협요인도 적지 않다. 원유와 석유제품의 교역 규모가 큰 중국이 자국 내에 석유의 물류기지 또는 허브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변화에 따른 기회 요인과 위협 요인을 파악,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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