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이 울산공항 활성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KTX울산역 개통후 운항노선 감축과 승객 감소로 침체일로를 걷던 울산공항이 최근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의 취항 결정으로 활기를 찾는듯 했으나 울산~김포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아시아나 항공의 운항 중단 검토로 말짱 도로묵이 됐기 때문이다. 오히려 저비용항공사(LCC)의 진출로 기존 대형항공사(FCS)의 철수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울산공항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아시아나의 철수가 대한항공의 탈 울산까지 부추길 수 있기에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의 고른 취항으로 항공 선택의 폭을 넓히면서 국제선 연계 수송 서비스 확대까지 꿈꾸던 울산시로서는 참으로 당혹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울산시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12월1일부터 울산공항 운항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19일 통보해 왔다는 것이다. 실제 아시아나는 12월부터의 항공편 예약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시아나는 울산공항에서 주말과 휴일 포함해 하루 왕복 2차례 울산~김포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시는 아시아나의 운항 중단 검토가 계열사인 에어부산의 신규 취항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가 운항 중단을 계획한 뒤 에어부산의 울산공항 신규 취항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에어부산은 오는 11월30일부터 울산공항에서 김포와 제주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아시아나의 울산공항 운항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탑승률 70% 이하일 때 시 재정을 지원하도록 조례까지 만들어 지난해 초부터 2년간 2억4000여만원의 재정지원을 해 왔던 울산시로는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또 수년간 논의돼왔던 ‘울산항공’ 설립이 지난 2015년 9월 무산된 뒤 2년여만에 이뤄진 저비용항공사의 울산공항 취항으로 한숨돌리는듯 했으나 ‘아시아나의 철수’라는 난관에 맞닥뜨린 것이다. 특히 울산방문의 해를 맞아 활성화되는 지역 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교통편의 다양화, 특히 ‘하늘길’ 확보가 중요한데, 아시아나의 철수검토로 제자리를 맴돌게 됐다.

울산공항 이용률은 전국 꼴찌 수준으로, 올해 1~5월 이용객은 적을 때는 월 3만8143명, 많을 때는 4만8434명에 불과하다. 승객감소도 있지만 운항 노선의 다양성 부족 탓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울산공항엔 일주일에 울산~김포 68편, 울산~제주 4편만 운항된다. 반면 김해공항을 이용해 제주를 다녀온 울산시민은 연간 25만명에 이른다. 울산~제주 항공 편수를 늘리고, 노선을 다양화하면 충분히 수요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예상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다. 부디 울산공항활성화라는 지역사회의 염원을 아시아나 항공이 저버리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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