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탑은 100만달러를 시작으로 한 기업의 수출 실적이 특정 구간을 넘어 신기록을 세울 때 받게 된다. 1억 달러 이상 수출탑 수상업체가 없다는 것은 울산의 기업들이 성장 한계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제조업 일자리 중 수출에 의한 일자리 비중이 64.1%로, 수출의존도가 전국 평균의 4.3배를 넘는 울산으로서는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울산 경제의 젖줄인 수출 동력이 한없이 식어가고 있다는 의미로, 그 중심에 있는 자동차, 정유·화학, 조선 등 주력 제조업의 성장둔화는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2월5일 무역 규모(수출+수입) 1조달러 달성과 무역의 날을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온 산업수도 울산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 지금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2011년까지 부동의 전국 1위를 고수해오던 울산수출은 최근 몇년간 경기, 충남에 밀린데 이어 올들어서는 경남, 서울에까지 추월당해 5위로 밀려났다. 자칫 일자리가 없어 청년들이 떠나는 쇠락하는 도시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까지 대두될 정도다. 실제로 조선 등 주력제조업의 성장이 둔화되거나 뒷걸음질치면서 울산은 23개월 연속 인구 순유출을 기록했다. 2015년 12월부터 시작해 10월말까지 23개월 연속 2만여명의 인구가 빠져나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내년 전망도 비관적이다. 글로벌 경제의 회복국면에도 불구하고 울산경기는 장기불황에 빠진 조선은 물론 석유화학, 자동차 업종의 경쟁력 약화로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미래신산업 발굴은 여전히 부진하다. 울산의 신산업(로봇·바이오헬스·에너지소비재·에너지신산업·첨단신소재 등) 수출은 전국 13위로 하위권이다. 당장에 믿을 것은 4차산업 혁명에 대응한 전통 수출산업의 고도화뿐이다. 조속히 울산의 저력이 또 한번 발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