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최종구→김동연 돌아가며 경고 메시지에 투자자 ‘울상’

정부가 연일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보내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6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2시 59분 1천731만원까지 떨어지며 연저점 기록을 세웠다.

이는 올해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 6일 2천661만6천원 대비 34.9% 하락한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7시 30분에는 1천900만원 중반대에 거래됐지만 내리 하락세를 보이며 오후에는 1천700만원 초반대로 주저앉았다.

가상화폐 가운데 대장 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이처럼 힘을 못 쓰는 것은 정부 관계자들이 돌아가면서 경고의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도 살아있는 옵션”이라며 “부처 간 진지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비이성적 투기가 많이 되는데 어떤 형태로든 합리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과세를 한다든지 실명제를 포함해 구체적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법무부는 기본적으로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뒤 급락을 경험했던 가상화폐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가상화폐 시장은 11일 박 장관의 발언과 이에 힘을 싣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한 차례 패닉에 빠졌다가 청와대의 진화로 가까스로 회복했다.

하지만 이날 또다시 김 부총리가 거래소 폐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연일 정부 고위관계자의 입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에서 아예 손을 뗐다는 한 투자자는 “규제할 것이면 하고 안 하려면 안해야지 (정부가) 6월 지방선거까지 간을 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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