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직성 척추염

▲ 김두희 울산자생한방병원 한의사가 환자에게 추나요법을 실시하고 있다.

척추나 골반에 염증
허리 뻣뻣함 계속되고
잠 깰 만큼 강한 통증
활동하면 통증 호전
허리디스크와 차별성

면역체계 무너지며
초기엔 대부분 요통
다른 부위나 장기로
염증 번질 수도 있어
男환자수 여성의 2.5배

한방에선 약침·추나요법
평소 바른자세 유지 중요

회사원 A(32)씨는 최근 아침에 눈을 뜨면 부쩍 허리와 꼬리뼈 쪽에 통증을 느꼈다. 처음에는 잠을 잘못 자서 허리가 아프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회사일을 하다보면 통증은 어느새 사라졌지만, 새벽이 되면 다시 허리와 골반이 아파 잠을 깨는 날이 잦아졌다. 진통제를 복용하며 견뎠지만 점차 일상 생활을 할 때도 등을 똑바로 세우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여기에 어깨와 목의 뻣뻣함까지 겹쳐 병원을 찾은 A씨는 ‘강직성 척추염’진단을 받았다.

아침에 기지개를 켜면 밤새 비뚤어져 있던 몸의 근육과 인대들이 제 자리를 찾는다. 그런데 아침에 기지개를 켰을때 개운함은 커녕 허리에 뻣뻣함이 계속되고, 밤에는 잠에서 깰 정도로 허리와 골반이 아프다면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해야 한다. 김두희 울산자생한방병원 한의사와 함께 강직성 척추염의 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40대 미만 남성에게서 주로 나타나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나 골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관절에 변화가 생기면서 움직임이 둔해진다. 치료시기를 놓쳐 증상이 심해지면 척추 뼈가 마치 대나무처럼 위아래로 붙어버리고 허리는 굽어버린다. 허리를 굽히고 완전히 펴는 것도 힘들고, 다리 관절의 붓기와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희귀성 난치병으로 분류되는 강직성 척추염은 최근 환자 수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2년 3만1920명이던 강직성 척추염 환자수가 2016년 4만여명으로 약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남성 환자 수가 여성 환자보다 2.5배 가량 많았다. 또한 연령대는 대부분 40대 미만으로 젊은 층의 주의가 요구된다.

강직성 척추염은 초기 통증이 요통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척추에 생긴 염증은 마치 암처럼 척추뿐만 아니라 발꿈치, 발바닥, 앞가슴뼈 등 다른 부위로도 번질 수 있다. 또 눈, 위장, 폐, 심장 등 다른 장기에도 퍼질 수 있는 질환이다.

김두희 한의사는 “강직성 척추염은 오랜 시간을 두고 서서히 진행되는 질환이며 주요증상은 아침에 실감할 수 있다. 우선 대나무 척추라고 불리는 만큼 허리와 어깨, 목 등에 뻣뻣함이 느껴지는 것이 주요 증상”이라며 “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면 증상이 호전되는데, 이것이 강직성 척추염을 방치하기 쉬운 이유다”고 설명했다.

◇허리통증으로 허리디스크와 혼동 쉬워

강직성 척추염은 허리에 통증이 심하다는 측면에서 흔히 허리디스크와 혼동되기 쉽다. 하지만 두 질환 사이에는 엄연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강직성 척추염이 활동을 하면 통증이 호전되는데 비해 허리디스크는 누워서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통증이 줄어든다. 이런 차이점이 생기는 것은 강직성 척추염이 염증성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주로 엉덩이 관절 쪽에서 염증이 발생하면서 염증이 척추관절로 번진다.

강직성 척추염은 면역체계가 무너지면서 발생하며 증상이 서서히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반해 허리디스크는 물리적 충격이나 퇴행을 주요 원인으로 만성, 급성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허리디스크는 연령대와 무관하게 발병할 수 있지만 강직성척추염은 주로 40대 이전 남성들에게 잠행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유전적 원인과 세균 감염, 외상, 과로 등의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강직성 척추염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른 자세와 유산소 운동으로 예방해야

한방에서는 강직성 척추염의 치료를 위해 약침요법과 추나요법, 약물 등의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정제된 한약재 추출물을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치료는 강력한 항염증 작용으로 통증완화에 도움을 준다. 또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한약치료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척추의 염증 제거와 뼈, 신경 재생 효과가 입증된 신바로메틴 성분이 함유된 한약을 복용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 한의학의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 수기치료법인 ‘추나요법’을 통해 강직된 척추의 간격을 유지하고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추나요법은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힘의 방향과 강약을 조절, 어긋나거나 비뚤어진 인체의 해부학적 위치를 바로잡아 잘못된 체형을 교정하고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다. 특히 추나요법은 이르면 올 10월부터 건강보험이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으로 환자들의 비용부담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 한의사는 “모든 척추질환이 그렇지만 특히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은 증상의 관리와 완화에 포커스를 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며 “우선 흡연 중인 환자들은 폐기능 저하를 막고 척추관절의 염증 완화를 위해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또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하고 축구나 농구 등 거친 운동보다는 수영, 걷기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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