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삼동면 꾸지뽕 농가 김봉석씨

▲ 울산 울주군 삼동면 조일리에서 꾸지뽕 농장을 운영하는 김봉석씨는 은퇴 후 귀농을 계획하면서 4년 전인 지난 2014년부터 꾸지뽕 농장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창균기자 photo@ksilbo.co.kr

2014년부터 꾸지뽕 농장 운영
“잎·가지 등 생산물 활용도 높고
일손 크게 필요치 않아 재배”

500원 동전만한 크기의 열매
당도는 배 등 과수작물과 비슷
생과상태로도 유통·섭취 가능
시중 1㎏당 8천~1만원선 거래

체험형 복합농장 운영 계획
장기적으로 6차산업화 목표

퇴직 후 귀농·귀촌에 뛰어드는 은퇴자들에게 최근 귀농·귀촌작물로 재배가 용이하고 관리가 상대적으로 쉬운 약용작물들이 주목받고 있다. 작약과 방풍, 마, 천궁, 꾸지뽕 등이 대표적 약용작물로, 특히 이 가운데서도 울산의 한 농가는 드물게 꾸지뽕을 재배해 수익을 올리며 복합산림경영인을 꿈꾸고 있다.

◇은퇴 후 귀농…꾸지뽕 300주 재배

울산 울주군 삼동면 조일리에서 꾸지뽕 농장을 운영하는 김봉석(57)씨는 은퇴 후 귀농을 계획하면서 4년여 전인 지난 2014년부터 꾸지뽕 농장을 운영하게 됐다. 꾸지뽕을 특화 재배하는 경남 고성 등지와는 달리 꾸지뽕 농가를 찾기 어려운 울산에서 김씨는 임야 6600여㎡(약 2000평)에 4~6년생 꾸지뽕나무 300주를 재배하고 있다.

김씨는 “퇴직하고 고향에 돌아오기로 결심한 이후 귀농 계획을 일찍부터 준비했다”면서 “꾸지뽕은 잎과 가지, 열매 등 생산물의 활용도가 높고, 일손이 크게 필요하지 않아 재배 작물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꾸지뽕은 많은 임산물 가운데 병충해에 강하고 재배 과정에서 농약 살포가 필요 없어 깨끗하고 건강한 임산물을 수확하기 쉬운 작물로 꼽힌다. 또한 수확시기가 정해져 있는 사과나 배 등 기존 과수작물과는 달리 꾸지뽕은 열매가 열린 이후에는 채취 시기에 구애받지 않아 적은 노동력으로도 농장을 꾸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수확철 김씨의 꾸지뽕 농장에서는 4~6년생 꾸지뽕 나무 300그루에서 10월부터 12월까지 3달간 500㎏의 꾸지뽕 열매를 수확했다. 꾸지뽕 열매는 지름 2~3㎝, 500원 동전만한 크기에 당도는 평균 15브릭스(Brix) 정도로 배(평균 12브릭스) 등 다른 과수작물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김씨는 “오미자·매실 등 다른 약용 과수작물은 생과로는 먹기 어렵고 청이나 진액 등으로 만드는 가공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반면 꾸지뽕은 생과 상태로도 유통, 섭취할 수 있어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 생과 형태로 수확된 꾸지뽕 열매는 시중에서 1㎏ 8000원~1만원선에 판매된다.

◇재배과정 쉽고 시장 경쟁력 높아

꾸지뽕은 재배 방법에 따라 2~3m 간격으로 밀식 재배를 통해 잎을 중심으로 수확, 차와 산나물을 생산하기도 한다. 김씨의 농가에서는 4~5m 간격으로 넓게 식재해 열매를 수확하고 있다.

꾸지뽕은 재배 과정이 어렵지 않고 관리 방법도 간편하다. 2~3월께 한 차례 전정(가지를 솎아내고 잘라주는 일)을 하고, 여름철 꾸지뽕나무 주변의 잡초 제거를 하고 나면 가을께부터 한 겨울 전까지 열매를 수확하면 된다.

김씨는 “꾸지뽕은 잎부터 줄기, 가지, 뿌리까지 섭취할 수 있어 버릴 것이 없는 작물”이라면서 “대표적인 우리나라 자생식물로 ‘생과’ 수입이 어렵다보니 시장에서 경쟁력도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조경 관련 일을 30년 넘게 해 온 김씨도 수종 선택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평생 나무와 관련된 일을 해 왔고, 임업에 대해 8년 넘게 전문적으로 공부를 했지만, 막상 농사를 지으려고 하니 수종 선택에 고민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몇년 뒤 퇴직 후 본격적으로 귀농해 농장을 운영하게 되면 복합산림경영을 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 가꾸고 있는 꾸지뽕을 비롯해 가시오가피, 표고버섯, 조경수 등을 함께 재배하는 체험형 복합농장을 운영해 사계절 임산물을 수확, 1년 내내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씨는 “앞으로의 목표는 체험형 복합농장, 장기적으로는 생산에서 가공으로 이어지는 6차산업까지 내다보고 농장을 운영하고 싶다”면서 “임업을 통해 청정 먹거리를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임업인과 산림산업을 많이 알려, 임업에 대한 관심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꾸지뽕은
4대 항암 약초중 하나
콜레스테롤 낮춰주고
혈당·혈압조절에 효과

꾸지뽕은 쐐기풀목 뽕나무과에 속하는 임산물로 하고초, 와송, 느릅나무와 함께 우리나라 4대 항암 약초중 하나로 손꼽힌다. 꾸지뽕잎에는 아미노산의 한 종류인 가바성분이 풍부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춰주고, 혈당과 혈압 조절에도 효과가 있다고 잘 알려져 있다.

비타민 A와 C가 풍부한 꾸지뽕은 눈의 피로와 시력개선, 면역력 증가에 도움을 주고, 항산화와 피부미용, 철분 흡수 촉진, 신체 저항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꾸지뽕잎에는 플라보노이드 배당체의 하나인 루틴성분이 뽕잎의 약 18배, 녹차의 약 68배가 함유돼 있다.

이 중 루틴 성분은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동맥경화, 고혈압, 뇌출혈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해주고, 당뇨병 개선, 항비만, 녹내장 예방, 잇몸출혈 개선, 구취제거 등의 효능이 있다.

꾸지뽕은 열매 하나의 무게가 10~20g 정도로 큰 편이고, 당도가 높아 생과로도 인기가 높다.

또한 음료나 주스, 와인 등으로 가공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 6차산업 임산물로도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지를 제외하면 거의 재배되지 않아 수출 경쟁력도 높은 편이다.

최근에는 재배·수확 편의성을 높인 가시가 없고 열매가 큰 신품종이 개발돼 경남 밀양과 고성, 산청 등 주산지에서 꾸지뽕을 재배하고 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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