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종료 2개월 앞두고

7개 대형사업 기공식 잇따라

군수 출마 앞둔 예비후보들

“향후 염두한 정치 행보” 비판

민선 6기 종료를 2개월여 남겨둔 울산 울주군이 막바지에 잇따라 대형사업을 착공하는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퇴임을 앞둔 신장열 군수가 과도하게 치적쌓기에 나선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공약 이행을 위한 당연한 조치라는 옹호 의견도 제기됐다.

23일 울주군 등에 따르면, 군은 최근 두 달간 총 7개 사업의 기공식을 열었다.

지난 2월22일 중부청소년수련관 건립 기공식을 시작으로 서울주문화센터, 울주종합체육공원, 울주군보훈회관 기공식 등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군비가 투입되는 대형사업들이 잇따라 첫삽을 떴다.

다음 달 기공 예정인 천상도서관 및 주차장 조성사업의 경우 지난 1월 열렸던 실시설계용역 착수 보고회 당시 신 군수가 6월 중 기공이 가능하도록 용역 준공을 앞당기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를 놓고 3선 연임 제한으로 군정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하는 신 군수가 향후 정치 행보를 염두에 두고 치적쌓기용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차기 울주군수 출마를 앞둔 예비후보 상당수도 여야를 막론하고 신 군수의 최근 행보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A후보는 “최근 착공한 사업들은 모두 차기 군수가 완성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후임자에 넘겨주는 것이 예의라고 본다”라며 “이런 식으로 대형 사업을 잇따라 착공하는 것은 ‘예산 못박기’로 결국 차기 군수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B후보는 “대부분의 사업들은 공약에 따라 예산이 편성됐지만 현재 울주군의 현실을 감안해 속도를 조절했어야 한다”라며 “성장 여력이 있는 지금 군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사업을 이렇게 벌려놓으면 차기 군수가 정말 필요한 사업을 추진할 때 차질을 빚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C후보는 “후임 군수가 누가 되든 부담스러울 것이다. 특히 울주종합체육공원 조성 등 수백억대의 군비가 투입되는 대형 사업은 무엇보다 후임자의 의중이 중요한데 기공식을 강행한 만큼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차기 군수의 정책 방향과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사업의 규모를 조정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안정 속에서 변화를 추구해도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D후보는 “이미 의회의 승인을 받아 예산편성이 끝난 만큼 사업의 적정성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차기 군수의 정책방향과 맞지 않을 경우 얼마든지 사업을 조정할 수 있는 만큼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잇단 행사 개최로 예산이 낭비되는 것은 물론, 공무원 동원으로 업무에 차질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후보는 “기공식 때마다 많은 수의 공무원을 만나는데 행사 동원에 따른 직원들의 불만이 크다”라며 “잦은 기공식 행사로 공무원 인력과 예산의 낭비가 심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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