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중 소통을 최우선으로 여겨
권위에 대한 무소유 실천할 것

▲ 정용욱 울산시 동구의회 의장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는 우여곡절이 많았고 지금의 민주주의는 확립된지 약 30년이 지났다.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친 결과 전두환 전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군사 정권이 막을 내리고 대한민국 국민이 열망하던 민주주의가 시작됐다. 그리고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국민투표로 노태우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하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과 한솥밥을 먹던 군인 출신이 다시 대통령이 되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사회에 큰 충격을 가져다줬다. 정치 평론가들은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는 대선 유세에 사용했던 슬로건, ‘보통 사람’이 큰 역할을 하였다고 분석한다. ‘보통 사람들의 위대한 시대’를 만들겠다고 공약한 것이 국민의 마음을 꿰뚫은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탄핵으로 막을 내리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도 1년이 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기, 일거수일투족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화제를 만들었다. 자켓을 벗고 식당에서 스스로 배식을 하고 직접 커피를 타 마셨다. 정말 사소한 것이 신문지면 상에 올라오면서 국민들은 열광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지극히 당연하고 일상적인 것이 기사화되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었다. 그동안 대통령, 국회의원, 고위 공무원, 기업 총수 등 이른바 사회 지도층의 행동이 보통 사람의 기준에 맞지 않았지만 그것이 고착화돼 당연하지 않은 것이 당연한 일이 돼 버렸다.

이런 사회 지도층의 행동에 사람들은 그동안 참았던 분노가 표출돼 행동하기 시작했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 행태, 문화예술계를 비롯한 사회 곳곳의 성폭행 사건,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사태 등 우월한 위치에 있는 자가 상대적으로 약한 위치에 있는 자에게 그 위력을 행사해 일어난 일련의 사건에 대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는 물론 국민들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노자의 도덕경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는데 뛰어나지만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

이 구절은 물의 성질을 이상적인 경지로 삼는 도가의 말로 물의 겸허와 부쟁의 덕을 나타낸다.

기초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권위 의식과는 멀어야 할 가장 낮은 단계에 위치한 의회라고 생각한다. 주민을 주인으로 생각하고 주민들이 보내준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주민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눈높이에 모든 것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도덕경 구절의 뜻에 정치를 비춰 보았을 때, 여야 의원들이 서로의 주장만을 고집하지 말고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가장 낮은 곳에서 의정활동을 해야할 것이다.

몇 해전 법정 스님이 세상을 떠났다. 법정 스님의 수필 무소유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있을 만큼 유명하다. 무소유의 참된 의미와 정신적 자유를 ‘난초’를 통해서 이야기했다. 즉 가지지 않는데서 오히려 자유로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법정 스님은 입적하시면서 본인의 이름으로 출판된 책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것을 유언으로 남겼다. 생을 마감하면서도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것이다.

필자는 동구의회 의장으로 임기 중에 ‘권위에 대한 무소유’를 실천하고자 한다. 집행부 공무원 그리고 동료 의원과 소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고, 동구의 발전을 위한 방향이라면 협치를 기조로 해 집행부와 여야 할것 없이 폭넓게 의견을 수용해 의회를 운영할 것이다. 그리고 초심을 잃지 않고 항상 주민 곁에서 한결같은 모습으로 늘 화합하고 협력하는 의회로, 신뢰받고 사랑받는 의회로, 웃음과 희망을 가져다 주는 의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정용욱 울산시 동구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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