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고용사정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실업자 수가 7개월째 증가, 급기야는 9월 실업률이 전국 최고점을 찍기에 이르렀다. 조선·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수출이 흔들리고 내수부진까지 겹친데 따른 것이다. 실업자가 3만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울산의 일자리 엔진인 제조업 경기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가적으로도 3분기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실질적인 고용 창출 능력을 가늠하는 청년고용은 19년만의 최저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일자리정책을 무색케하는 고용재난 수준으로 기록될 만하다.

13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9월 울산시 고용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울산의 취업자는 56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1만3000명(-2.2%) 감소했다. 전월보다는 5000명(-0.9%)이 감소, 올들어 3월(-8000명)부터 9월까지 7개월 연속 감소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업자수 또한 7개월째 증가추세다. 9월만 실업자수 3만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1만명(50.0%)이나 급증했다. 지난 4월(3만6000명) 역대 최고치(종전 99년7월 3만2000명)를 경신한 뒤 6개월만에 다시 3만명대로 올라선 것이다.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 성장둔화와 수출부진, 내수침체의 영향이 크다. 울산경제의 성장엔진인 제조업(광공업)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4000명(-2.1%) 감소한데서도 알 수 있다. 29개월째 일자리 쇼크를 지속, 좀처럼 헤어날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 취업자도 2000명(-5.1%),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가 5000명(-1.2%) 감소했다, 지역 내수침체로 자영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도소매·음식숙박업 취업자는 무려 8000명(-6.6%)이나 줄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전국 수출액과 달리 거꾸로 가고 있는 울산의 수출부진이다. 올해 상반기 울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331억4000만 달러다. 상반기 전국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2972억 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는데도, 울산의 수출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일자리 창출은 국가적 과제다. 정부는 일자리예산으로 54조원을 투입하는 등 일자리 정책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다. 자치단체장들도 저마다 지역 일자리 창출을 입에 달고 산다. 울산시 또한 민선 7기 추경에 214억원의 일자리 및 기업지원 예산을 편성했다. 그렇지만 고용현실은 거듭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혹시라도 기업이 동참할 수 없는 일자리 정책에 매몰된 탓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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