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수소전기버스가 22일부터 울산광역시 124번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됐다. 단 한대에 불과한 미약한 출발이지만 울산경제에 있어서는 역사적인 날이다. 국내 첫 수소전기차의 노선버스 투입이라는 의미 외에도 수소차 양산체계를 마련, 울산의 주력인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산업 쇠퇴에 대비할 수 있는 시작점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울산시와 힘을 합쳐 연간 3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내연기관 이후 울산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을 걷어내면서 ‘주력산업의 몰락’을 걱정해오던 시민적 불안감을 덜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이다. 한 발 더 나아가서는 울산시 수소전기차 기반의 미래차 개발 전진기지이자 ‘글로벌 수소산업 선도도시’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었으면 한다.

울산시와 현대자동차, 울산여객은 이날 ‘수소버스 운행 시범사업 MOU’를 체결, △수소버스 시범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협력하고 △수소차와 충전소의 확산 및 △안전성·친환경성 등에 대한 국민 인식개선 등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시는 또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산업 관련 9개 업체와의 MOU를 통해 △수소 생산­공급-활용에 이르는 전 주기 수소산업 지원육성 △울산시 내 수소트럭·수소선박 등 수소 운송수단 보급 확대 △수소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 모델의 개발 등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차와 수소차 부품업체들은 한발 더 나아가 연간 3만대 규모의 수소차 생산을 위해 필요한 총 9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지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도 가만 있지는 않았다. 울산을 시작으로 내년에 30대의 수소버스를 전국 주요도시의 정규노선에서 시범운행을 실시, 2022년까지 수소버스 1000대를 공급하는 등 1만6000대 이상의 수소차 시장을 창출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수소차 등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개발 지원을 확대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혁신하는 동시에 민간 특수목적법인(SPC)를 통해 수소충전 인프라도 적극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는 점도 밝혔다. 한발 앞서 울산시는 2035년까지 시내버스를 전면 수소전기버스로 전환하고, 충전소 구축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가스공사와 덕양 등 13개 수소 관련 업체가 참여하는 SPC를 올해 말 설립, 수소충전소 구축 등에 약 15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라는 것도 밝혔다. 세계 톱(TOP) 수소시티를 실현하고 수소산업을 국가 주력사업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꿈과 맞물려 있다. 산업수도 울산시 수소차 메카로 거듭나 국내 수소차 생태계 구축과 대중화를 이끄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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