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를 둘러싼 광주시와 현대자동차의 투자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 광주시는 5일 오전 광주시청에서 노사민정협의회를 열어 이번 현대차와의 협상 경과와 내용을 공유하고 최종 협상(안)에 대한 공동결의를 한 뒤 6일께 투자협약 조인식을 할 예정이다.

이번 협상에서 양측은 연봉 3500만원, 근로시간 주 44시간 등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완성차 공장 노동자 평균연봉 9000만원의 절반 수준인 4000만원 정도가 거론됐지만 광주시는 현대차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사실상 타결되자 현대자동차 노조는 오는 6일이나 7일 파업에 들어가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조는 5일 오후 확대 운영위원회를 열고 파업 일정과 수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타결과 관련 공식 입장을 낼 예정이다.

울산시의회는 4일 민주당 소속 시의원 17명 이름으로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형 일자리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울산의 여건과 처지를 감안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면서 “노사민정이 함께 참여하는 화백회의를 만들어 놓은 울산시가 더는 뒷짐을 지고 수수방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시의원들은 “자동차산업 전진기지의 위상을 지키고, 울산이 수소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 산업 핵심기지로 발전해 더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로드맵을 제시해 줄 것을 울산시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울산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음에 따른 불안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광주형 일자리는 자동차 산업의 메카라는 울산에서 보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와 울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노동계와 경영계간의 미묘한 고리상에 위치해 있다.

울산시는 심각한 경기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입장을 발표했다가는 울산시와 현대자동차, 정부간 불협화음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광주형 일자리에 대해 너무 깊이 들어가면 ‘찬반의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다.

때문에 울산시는 ‘찬반의 굴레’에서 빨리 빠져나와 거시적인 눈을 뜨고 울산의 미래를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광주형 일자리 타결을 계기로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 산업을 더 빨리 업그레이드시키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정치에 함몰되고 지역간, 노조단체간 이해 관계에 빠질 때 시민은 안 보이게 된다. 이처럼 중대한 시기에는 장고하면 할수록 악수가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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