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언양알프스시장 먹자골목

▲ 60여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언양알프스시장은 매월 끝자리 2일과 7일에 5일장이 열린다.

끝자리 2·7일에 열리는 울산 대표 5일장
제철 식재료와 다양한 구경거리 넘쳐나
언양 특산물 한우로 끓인 곰탕 단연 인기
60년 넘게 맛 이어오며 터줏대감 노릇
족발부터 각종 분식까지 발길 붙들어
부산어묵 못지않게 유명한 언양어묵도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전통시장 중 한곳인 울주군 언양알프스시장은 5일장이 열리는 매달 끝자리 2일과 7일이 되면 시장상인들과 손님들로 언양읍 전체가 시끌벅적 들썩거린다. 지금 시기에는 한창 산과 들에서 자란 봄나물을 들고 오는 할머니들부터 대장간의 망치소리, 언양의 특산물인 싱싱한 한우까지 온갖 구경거리와 먹거리가 손님들을 맞이한다. 그중에서도 장날에 절대 놓칠 수 없는 것이 바로 식도락이다. 언양알프스시장의 대표 먹거리인 소머리곰탕(국밥)부터 족발, 어묵, 분식 등 먹거리의 향연이 펼쳐지는 언양알프스시장의 매력을 소개한다.
 

 

◇언양의 특산물이 모여 탄생한 곰탕

언양알프스시장에 찾았을 때 꼭 맛봐야 할 음식은 단연 곰탕이다. 언양알프스시장의 골목골목에는 10여곳의 소머리국밥집과 곰탕집이 성업중이다.

곰탕이 시장의 대표 먹거리로 자리잡은 것은 시장이 형성되던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언양지역은 산지가 많은 지리적인 환경으로 인해 숯과 한우가 최고 특산물이었다. 좋은 숯이 많이 생산되고 맛 좋기로 소문난 한우가 만나 자연스럽게 언양을 대표하는 음식인 곰탕과 언양불고기가 탄생한 것이다.

▲ 언양알프스시장상인회 박상원 상무가 시장의 역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언양알프스시장상인회 박상원 상무는 “언양알프스시장은 1950~1970년대까지만 해도 시장 내에서 소를 비롯해 양과 닭 등 가축들을 거래하는 가축시장과 도축장이 함께 운영됐다”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시장상인들이 도축을 하고 나오는 부산물 등을 이용해 저렴한 가격에 소국밥을 팔기 시작하면서 곰탕집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도축장과 함께 소를 사고팔던 쇠전은 언양알프스시장 내에 1979년까지 운영되다 어음리를 거쳐 현재 상북면으로 이전하면서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 됐지만, 그 당시의 추억과 맛은 지금도 시장상인들이 이어가고 있다.

 

◇부추와 깍두기, 양념장 더해 한숟갈

언양알프스시장의 원조옛날곰탕은 가장 오래된 역사와 함께 변치않는 맛으로 60여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시장의 터줏대감이다.

원조옛날곰탕은 1950년대 1대 사장님을 이어 2대 아들부부, 현재는 손자까지 3대가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원조옛날곰탕 김귀자 사장은 “시어머니가 처음 곰탕집을 연 것이 25살 무렵이다. 당시에는 고깃집을 하시면서 장날이 열리는 날에만 큰 솥에다가 장작불을 때워 국밥을 팔았다고 들었다”며 “시집을 와서 1992년부터 시어머니를 도와 가게일을 시작했다. 이제 시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아들까지 3대째 맛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맑은 국물을 기본으로 한 이곳의 곰탕은 후추와 소금간만 해서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함께 곁들여 나오는 부추와 취향에 따라 깍두기 국물, 양념장 등을 넣어먹으면 또 다른 맛의 변화를 즐길 수 있다.

김귀자 사장은 “60여년 넘게 손님들이 찾아주시는 것은 시어머니가 물려주신 맛을 정직하게 계속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가게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이 맛은 정말 옛날에 먹었던 맛이다’라며 맛있게 한그릇을 드시고 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언양어묵, 족발, 분식 등 별미천지

언양알프스시장의 곰탕뿐만 아니라 어묵, 족발, 분식 등도 시장골목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주인공들이다.

꼭 장날이 아니더라도 언양알프스시장을 찾으면 약재를 듬뿍 넣은 솥에서 삶아낸 쫄깃한 족발부터 온 국민이 즐기는 떡볶이와 튀김, 형형색색 고운 빛깔을 자랑하는 떡까지 시장골목 전체가 맛집이다.

그중에서도 유명한 것이 바로 언양어묵이다. 언양시장에는 50여년 넘게 운영해온 어묵공장이 있고, 옛부터 시장내에 싱싱한 수산물이 공급되면서 어묵이 발달했다. 시장골목 어묵집에서는 즉석에서 반죽해 가마솥에서 갓 튀겨낸 탱글탱글한 어묵들을 맛볼 수 있다.

어묵집 사장은 “흔히들 어묵하면 부산어묵을 많이들 떠올리지만, 언양어묵도 그에 못지않게 오래된 역사와 맛을 자랑한다”며 “맛만 보고 비교한다면 결코 부산어묵에 지지 않는 맛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상인회 박상원 상무는 “언양알프스시장에 오시면 싱싱한 한우부터 회, 분식까지 언양시장만의 추억이 담긴 별미를 만나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울산경기가 어렵다 보니 상인들도 장사하는 것이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장날이 아니더라도 많은 분들이 언양알프스시장을 찾아주셔서 떠들썩한 장날 풍경이 매일 펼쳐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사진=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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