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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정치 30년史, 국회의석 1석에 불과했던 정치변방 ‘풀뿌리 민주주의’ 산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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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4  21:5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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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 8월 울산광역시의회 제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지방자치제 부활로 정치활동의 폭도 넓어져
전통적 보수 강세지역서 진보정치 발전시켜
21대 총선엔 지방의원 20~30명 금배지 도전

진보·보수 공존하다 2000년 이후 보수 강세
자치단체장도 토박이가 사실상 휩쓸었지만
19대 총선부터 출신 지역보다 ‘인물’ 중시


30여년 전 울산은 국내 정치사(史)에 있어 영향력이 미미했다. 경남의 변방이었던 울산은 1985년 제12대 총선까지 국회 지역구 의석이 1석에 불과했고, 정치권을 통해 지역 목소리를 중앙에 전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본보가 창간할 무렵부터 의석수가 조금씩 늘어나 지금은 6석의 광역시로 성장했고, 정치적 영향력도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다. 제19대 국회에선 대한민국 의전 서열 9위인 국회부의장, 집권여당 정책위의장 및 사무총장을 배출하는 등 울산의 정치적 입지를 키워나가고 있다.

전통적 보수 강세지역이면서도 대한민국 진보정치를 발전시킨 도시, 실망감을 안겨준 정치세력에겐 단호하게 채찍질하는 유권자, 서서히 옅어지는 지역주의 등 울산의 정치 분위기도 조금씩 성장하는 중이다.

   
▲ 지난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하면서 구성된 울산시의회. 당시 김팔용 시의장이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지역특성이 드러난 역대 총선

울산에서 보수 색채가 두드러지기 시작한건 2000년대 들어서다. 이전까지만 해도 민주계열과 보수계열이 공존했다.

본보가 창간하기 전년인 1988년 13대 총선에선 보수(민주정의당 중구 김태호, 울주 박진구)와 민주(통일민주당 남구 심완구), 무소속(동구 정몽준) 체제였다. 당시만 해도 특정정당 쏠림 현상이 없었다.

하지만 14대 총선에선 변했다. 전국 237개 지역구 의석 중 116개를 차지한 민주자유당은 울산군(김채겸)에서만 당선자를 냈을 뿐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대선 출마를 위해 창당한 통일국민당(중구 차화준, 남구 차수명, 동구 정몽준)이 휩쓸었다. 당시 통일국민당은 전국 24개 지역구를 확보하는데 그쳤지만 울산에서만 4석 중 3석을 차자했다. 15대 총선에선 다시 신한국당(중구 김태호, 남갑 차수명)과 통합민주당(남을 이규정, 울주구 권기술), 무소속(동구 정몽준) 체제로 전환하는 등 쏠림 현상이 사라졌다.

   
▲ 1997년 출범한 초대 울산광역시의회 의원들이 IMF 극복을 위해 금모으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후 총선에서부터 전통적 보수 강세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16대 한나라당 4석(중·남·북·울주), 17대 한나라당 4석(중·남갑·남을·북구(재보선)), 18대 한나라당 5석(중·남갑·남을·동·북)에 이어 19대 총선에선 6개 지역구 전석을 한나라당의 후신인 새누리당이 차지했다. 20대 총선에선 새누리당이 절반 확보에 그치며 주춤하는듯 했지만 당시 전국적으로 새누리당이 제2당으로 밀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수정당이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 울산지역 국회의원협의체는 2018년 7월17일 국회의원회관 정갑윤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6·13 지방선거 이후 첫 간담회를 가졌다.

◇서서히 옅어지는 지역주의

1962년 국내 최초 공업지구로 지정된 울산은 전국 노동자들이 모여든 도시지만 울산의 대표를 뽑는 공직선거에선 소위 ‘토박이’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역대 울산광역시장 선거에선 심완구(제2회 지방선거), 박맹우(3~5회 지방선거), 김기현(6회 지방선거) 등 울산 출신만 당선됐다. 부산 출신 송철호 후보가 제2·3회 지방선거에서, 김해 출신 노옥희 후보가 4회 선거에서 도전장을 냈지만 울산 출신에 밀려 2위에 그쳤다. 5·6회 선거에선 당선자와 2위 모두 울산 출신이었다.

   
▲ 지방자치제가 부활된 이후 열린 합동 선거유세.

하지만 지난해 제7대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이변이 나타났다. 번번히 지역주의의 벽을 넘지 못했던 부산 출신 송철호 후보가 민선 7대 울산시장으로 당선됐다. 울산 출신이 아니면서 시장으로 당선된건 처음으로, 외지인도 시장으로 당선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선거였다.

지난 30년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토박이’가 사실상 휩쓸었다. 본보 창간 전년에 치러진 13대 총선부터 2008년 18대 총선까지 동구(13~17대 정몽준, 18대 안효대)를 제외하곤 모든 지역구에서 울산 출신이 당선됐다. 동구의 경우 현대공화국으로도 불렸던 지역적 특색 탓으로 볼 수 있다.

변화는 19대 총선에서부터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부산 출신 이채익, 경북 영양 출신 안효대, 경북 경주 출신 김종훈, 경남 합천 출신 윤종오 등이 울산 출신 후보를 제치고 당선증을 손에 넣었다. 이는 무조건 토박이여야 한다는 유권자들이 출신지보단 소속 정당이나 인물을 우선시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 2018년 7월8일 열린 울산광역시의회 개원식을 마치고 황세영 울산시의회 의장과 의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 산실, 지방의회

지방자치가 부활하기 전에는 울산에서 정치인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길은 국회의원 선거가 유일했다. 하지만 1991년 법이 개정되면서 기초·광역의원, 기초·광역단체장, 국회의원 등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지방자치제 부활로 탄생한 지방의회는 소위 정치인 육성학교로 불린다. 정치 신인들은 기초의회를 통해 꿈을 키우고, 광역의원은 풍부한 경험이나 실적을 바탕으로 정치력을 키워 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 등 더 넓은 무대로 뻗어나가고 있다.

광역의원 출신으로 국회에 도전한 인물은 지난 15대 총선 당시 이일성·정천석 등 3명, 16대 윤두환·윤광일, 17대 정갑윤·천병태 등 7명, 18대 이채익 등 4명, 19대 유태일·이은주 등 6명, 20대 정찬모·김종훈 등 7명이다. 정갑윤·윤두환·조승수·이채익·김종훈·윤종오 등 6명은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또 울산지역 기초단체장 대부분도 지방의원 출신으로 채워졌다. 중구청장 조용수·박성민·박태완, 남구청장 이채익·김두겸·서동욱, 동구청장 김창현·정천석·김종훈·권명호, 북구청장 조승수·이상범·강석구·윤종오·박천동 등이다. 다만 울주군수 선거에선 지방의회 출신이 여러 차례 도전장을 던졌지만 당선증을 쥔 경우는 없다. 역대 울주군수는 행정관료(박진구·엄창섭·신장열) 출신이었고, 현직 군수는 노동자 출신이다.

내년 실시되는 제21대 총선에서도 지역 민심을 훑는 것으로 정치를 시작한 지방의원 출신 20~30명이 국회 입성에 도전장을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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