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자재훼손 등 안전위협
폭력행위 중단 호소문 발송
노조, “현재 진상 파악 중”
소식지서 “자작극 의구심”

▲ 현대중공업 사측이 공개한 공장 내 절단된 에어호스(용접기 등 장비에 가스를 공급해주는 설비의 호스를 절단함)

현대중공업 노사가 법인분할(물적분할)을 위한 임시 주총의 적법성 등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사내 생산시설 및 장비 등 파손 행위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26일 노조에게 불법 폭력행위를 멈춰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호소문을 임직원 명의로 발표했다.

사측은 호소문에서 “조합원 수백명이 지난 24일 의장 공장에 난입해 특수 용접용 유틸리티 라인을 절단하고 용접기를 파손하는 등 생산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며 “자재를 들여올 때 쓰는 벨트를 훼손하는 등 안전까지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칼로 훼손한 슬링벨트(크레인으로 들어올리기 위해 자재를 묶는 공구)

또 “사내 폭력에 대한 인사위원회가 열렸을 때는 안전교육장과 현장 휴게실 문을 부수고 사우들에게 욕설했다”며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이들은 목격자나 CCTV 등 증거가 명백한데도 변명으로 일관했고, 노조는 ‘자해공갈단’이나 조작이라고 발뺌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조합원은 익명 노조 게시판에 부상으로 입원한 피해자에게 인신공격과 협박을 쏟아내 상처를 줬다”며 “노조는 이성을 회복해 소중한 일터를 유린하는 행위와 동료에 대한 폭언·폭력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회사는 “전기·가스 차단, 크레인 가동 방해, 물류 방해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막가파식 폭력행위는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며 “모든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같은 사측의 호소문에 대해 확실히 누구의 소행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측의 일방적인 발표라고 발끈했다.

▲ 현대중공업 사측이 공개한 공장 내 절단된 에어호스(용접기 등 장비에 가스를 공급해주는 설비의 호스를 절단함), 칼로 훼손한 슬링벨트(크레인으로 들어올리기 위해 자재를 묶는 공구), 공장 탈의실 내 부서진 에어컨(위쪽부터).

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파업 투쟁 현장활동을 하면서 ‘위험한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기본 철칙을 지키고 있고, 파업 지도부 또한 안전한 파업 투쟁 지침을 강조하고 있다”며 “회사가 주장하는 사건들은 현재 노조 집행부에서도 진상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며, 정확히 누구의 소행인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 역시 이날 중앙쟁대위 소식지를 통해 ‘누구의 소행? 인지 알 수 없는 행동’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잘린 호스 사진을 게재하며 사측의 자작극이 아닌지 의구심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시청 방화사건이나 최근의 ‘실명위기’ 사례를 보더라도 조합원이 아닌 사측의 ‘자작극’이나 ‘조작 행위’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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