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개 제품…흰 덩어리 풀어놓은듯

제조사 “유통문제…제조엔 문제없어”

국산 음료에서 이물질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고객은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가운데 제조사는 유통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입장이다.

울산에 사는 A씨는 지난달 10일 대형 슈퍼마켓에서 500㎖ 음료 24개가 포장된 묶음을 구매한 뒤 약 1달 동안 지인 등과 12개를 나눠 마셨다. A씨는 이달 4일 남은 12개를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던 중 음료병 안에서 이물질을 발견했다.

이물질은 마치 휴지를 풀어놓은 것처럼 흐물거리는 하얀 덩어리로 보였다. 나머지 병들 모두 많고 적은 정도를 보였을 뿐 이물질이 관찰됐다.

유통 기한은 내년 4월 초까지로 아직 여유가 있었지만 A씨는 즉시 제조사에 신고했고, 다음 날 제조사는 음료 2병을 회수해 분석에 착수했다.

A씨는 “해파리 같은 하얀 이물질이 투명한 음료에 섞여 있어 잘 보이지 않는데다가 잔에 따르면 탄산이 생겨 모르고 마셨던 것 같다”며 “지인들과 12병이나 나눠 마셨는데 불안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물질이 외부에서 들어가지 않는 이상 제조상 문제가 아닌지 의심된다”며 “회사 측은 별다른 설명이나 사과 없이 다른 음료로 보상하겠다는 말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조사 측은 제조상 문제가 아닌 유통상 관리 문제로 이물질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상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일부를 샘플로 보관하는데, 문제가 된 제품과 함께 생산한 샘플에서는 이물질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조사 관계자는 “페트병이 여름철 직사광선 등 고온에 노출되면 용기가 변형되면서 공간이 생길 수 있다”며 “그 공간으로 탄산이 소량 빠지면서 음료 성분 중 일부가 곰팡이로 변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여름에 음료수를 외부에 보관하면 이런 사례가 생길 수 있다”며 “제품 교환 등 보상을 놓고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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