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역이 수소복합허브로 변모한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19일 태화강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화강역 수소 복합허브 조성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울산시가 수소복합허브로 태화강역을 꼽은 것은 수소와 관련된 모든 도시기반이 태화강역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거와 환경, 교통, 관광 등이 태화강역을 중심으로 거미줄처럼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태화강역 수소복합허브 조성사업의 본격화는 시민들에게 적지 않은 기대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울산시의 수소 관련 사업들이 시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은 측면이 있다. 송 시장은 이날 현장에서 “태화강역을 글로벌 수소도시 울산의 상징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화강역 수소복합허브 사업이 추상적이고 선언적인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효과를 나타내려면 치밀한 계획수립이 선행돼야 한다. 울산시는 이번에 태화강역 수소복합허브 사업과 관련해 ‘수소로 이어지는 일상, 수소로 생활하고, 수소로 움직이고, 수소로 즐기다’라는 주제를 내걸었다. 주거·환경, 미래 교통, 관광·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수소를 주제로 삼겠다는 발상이다.

그렇지만 ‘태화강역 수소복합허브’라는 용어가 말해주듯 수소 산업·관광은 그렇게 간단치 않으며, 더욱이 태화강역의 장소성은 수소허브와 잘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송 시장은 “울산 수소 산업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하고 있으며 올해는 동해남부선도 개통해 수소와 철도의 상승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화강역 광장을 새로 단장해 수소 상징물을 설치하고, 이 일대에 수소공원을 조성하며, 인근에 수소 유람선 선착장을 잇는 수소길을 조성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업들은 수소를 대외적으로 알리는데는 유효할지 모르겠으나 ‘수소도시 울산’의 내실화에는 얼마나 기여할지 의문이다.

송 시장은 이달 초 인터뷰를 통해 탄소중립 도시 울산 등 ‘2021년 시정 역점 추진 과제’ 12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업이 바로 ‘수소 생태계 조성을 통한 세계 최고 수소도시 실현’이다. 시는 울산의 9개 성장다리 중 첫 번째 사업이자 친환경 저탄소 경제 전환의 핵심인 수소산업 육성에 온힘을 기울였다. 태화강역이 수소 복합허브으로 커나가는 것은 시민들의 염원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우뚝한 수소 상징물 보다는 내실 있는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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