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포스코·GS건설 등

최근 2년간 산재 잦은 9곳

기업대표들 증인으로 출석

여야 질타에 재발방지 약속

▲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한영석(앞줄 왼쪽 다섯번째)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를 비롯해 우무현 GS건설 대표이사,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조셉 네이든 쿠팡풀민먼트서비스 대표이사,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정호영 LG디스플레아 대표이사,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송옥주)는 22일 전체회의에서 이른바 ‘산업재해 청문회’를 열어 현대중공업과 포스코·GS건설 등 9개 기업 대표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이날 청문회에선 건설·택배·제조업 분야에서 최근 2년간 산재가 자주 발생한 기업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정감사를 제외하고 대기업 대표가 국회 증인으로 출석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보수 성향 야당인 국민의힘이 산재 청문회 개최를 주도한 상황도 이례적이다.

이날 바짝 긴장한 채 청문회장에 나온 기업 대표들은 재차 고개를 숙이며 산재 사고의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청문회 초반 여야 의원들의 질의는 허리인 요추부 염좌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던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겸 회장에게 집중됐다.

첫 질의자로 나선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회장님, 허리는 좀 괜찮으십니까?”라고 따진 뒤 “염좌상은 주로 보험사기꾼이 제출하는 것이다. 염좌상 진단서를 내라고 한 사람은 증인의 친구라기보다는 적”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간사로 청문회 개최를 주도했던 임의자 의원도 “손톱 밑에 가시만 들어가도 아프다고 아우성치는데, 사망한 노동자들 보면 목이 메어서 말이 안 나온다”며 “이들에게 정중히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최 회장은 “제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 안전한 현장을 만들겠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포스코 노동자와 국민의 분노를 보면 회장님의 지난 3년은 실패한 3년이라고 평가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잠시 침묵하던 최 회장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만 답했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를 향한 질책도 이어졌다.

무소속 박덕흠 의원의 산재 질의에 한 대표가 ‘노동자 탓을 하는 듯한’ 답변을 하자 의원들이 발끈했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 때문에 산재가 발생한다면 우리가 이런 청문회를 왜 하냐”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수진 의원도 “작업자들이 지침을 지키지 않는다는 식의 말씀을 하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서 피해 가지 못하실 것 같다”고 경고했다.

성토가 이어지자 한 대표는 “불안전한 작업이 안 일어날 수 있도록 작업 표준을 바꾸고, 비정형화돼 있는 작업을 정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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