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연간 국민소득
코로나·원화 평가 절하 여파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1.0%
IMF 이후 22년 만에 역성장
G7 이탈리아 추월은 어려울듯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코로나에 따른 경제 침체와 원화 절하(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3만1000달러대까지 낮아지면서 2년째 감소했다.

1인당 GNI가 2년 연속 뒷걸음질 친 것은 금융위기를 겪은 2008~2009년 이후 10여년 만이다.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속보치보다 0.1%p 높아졌지만, 연간 성장률(-1.0%)에는 변화가 없었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1755달러(작년 연평균 환율 기준 3747만3000원)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3만2115달러)보다 -1.1% 줄어든 것이다.

한국은 2017년(3만1734달러) 처음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들어선 뒤 2018년(3만3564달러)과 2019년(3만2115달러), 2020년(3만1755달러)까지 4년째 3만달러를 웃돌고 있다.

하지만 2019년 전반적으로 낮은 물가(GDP 디플레이터)와 원화 절상의 영향으로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4.3%)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코로나 타격과 원화 절상으로 1.1% 줄면서 2년 연속 뒷걸음쳤다. 과거에는 1997~1998년(외환위기), 2008~2009년(금융위기)에 2년 연속 줄어든 바 있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지난해는 GDP 디플레이터(+1.3%)가 상승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실질 GDP가 역성장한데다 환율이 상승하면서 결과적으로 1인당 소득이 줄었다”며 “주요국들도 실질 GDP 성장률과 명목 GDP 성장률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1인당 국민총소득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인당 GNI의 이탈리아 역전 여부에 관해서는 “최근 발표에 따르면 이탈리아 1인당 GNI는 유로화를 기준으로 전년 대비 7% 감소했는데, 달러 기준인 우리 1인당 GNI와는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 잠정치는 지난 1월 공개된 속보치와 같은 -1.0%로 집계됐다. 1998년 외환위기(-5.1%) 이후 22년 만에 겪는 역성장이다.

하지만 4분기 성장률(전분기대비)은 1.1%에서 1.2%로 높아졌다.

연간 기준으로 성장 기여도는 민간이 -2.0%p, 정부가 1.0%p다.

4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수출이 반도체·화학제품 중심으로 5.4% 증가했다. 속보치(5.2%)보다 0.2%p 더 높은 성장률이다.

재화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이 늘어 5.1% 증가했고, 서비스수출은 운수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8.0% 늘었다.

수입은 전기 대비 2.2%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서비스(음식숙박·운수)와 재화(음식료품 등) 소비가 모두 위축돼 전체적으로 1.5% 감소했지만, 역시 속보치(-1.7%)보다는 상향조정됐다.

정부소비도 물건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0.5% 줄었다.

지난해 명목 GDP는 1924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0.3% 늘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2% 오른 탓에 미국 달러화 기준(1조6308억달러)으로는 0.9% 감소했다.

2019년 13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GDP 디플레이터는 2020년에는 1.3% 상승하며 플러스로 돌아섰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소비자 물가뿐 아니라 GDP를 구성하는 투자·수출입 등과 관련된 모든 물가가 반영된 거시경제지표다.

신 부장은 “2019년 GDP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로 나오면서 우려했는데, 작년 다시 플러스로 돌아섬으로써 우리 경제에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작년 총저축률은 35.8%로 전년(34.7%)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국내총투자율은 전년(31.2%)보다 0.2%p 오른 31.4%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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