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봄나물을 활용한 채식 보양 음식

-애탕
어린 쑥·고기완자 넣어 끓이면 완성
칼슘·미네랄 함유 한끼 식사로 충분

-씀바귀 샐러드
드레싱 뿌려 흑임자 경단과 함께 즐겨
씀바귀 속 이눌린 성분 혈당조절 효과

▲ 흑임자와 쑥경단을 곁들인 씀바귀 샐러드

정성 어린 음식을 일상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바쁜 도시인은 시장 갈 시간도 없습니다. 배달음식, 간편식이 식탁을 지배한 지 오래됐기 때문입니다. 이 와중에 식재료와 외식 물가는 치솟고 있습니다.

▲ 쑥 완자 반죽
▲ 쑥 완자 반죽

문자 그대로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해답은 가장 저렴하고, 맛있는 계절 식재료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잘 요리한다면 우리 식탁은 훨씬 건강하고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 마선영 요리연구가·소목문화원 대표
▲ 마선영 요리연구가·소목문화원 대표

마선영(소목문화원 대표) 요리연구가가 한 달에 한 번씩 우리 땅에서 자란 귀중한 식재료로 잊혀진 전통음식 조리법을 재현해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해석한 음식을 소개합니다.

춥고 긴 겨울이 지나고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이 지났다. 예로부터 춘분쯤에는 농사를 시작하고, 산과 들에 진달래와 개나리가 개화한다.

겨우내 얼어있었던 땅에서 움트고 있던 나물이 드디어 돋아나 산과 들에서 나는 각종 나물들을 캐어 먹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을 깨우고 다가올 여름 더위를 이겨내는 데에는 봄나물만 한 것이 없다.
 

▲ 흑임자 경단 반죽
▲ 흑임자 경단 반죽

◇애탕(艾湯), 쑥국

장날 할머니들의 보따리에 펼쳐진 작고 여린 잎의 쑥 한 보따리를 사 들고 와 쑥완자가 들어간 애탕을 만들어 본다. 쑥은 이맘때 재래시장이나 마트에서 가장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봄나물이다. 산이나 들녘 여기저기서 잘 자란다며 쑥쑥 큰다는 표현을 붙일 정도로 흔한 봄나물이지만, 옛 의서에 ‘백 가지 병을 구한다’고 기록될 만큼 식용으로, 약용으로도 오래전부터 쓰이던 귀한 봄나물이다. 이른 봄 이맘때쯤, 궁중이나 사대부가에서 갓 돋은 어린 쑥을 골라 고기 완자를 넣어 국을 끓여 먹는 데 이를 애탕이라 불렀다.

▲ 부쳐낸 쑥완자와 흑임자 경단
▲ 부쳐낸 쑥완자와 흑임자 경단

어린 쑥을 골라 다듬고 잘 씻어내어 쑥의 반은 완자에 반은 쑥국에 사용한다. 새알심에 사용할 쌀가루는 습식 쌀가루로 준비해 찹쌀가루와 멥쌀가루를 4대6의 비율로 다져낸 쑥과 함께 익반죽해서 완자를 만든다. 냄비에 소금을 넣어 물이 끓으면 완자를 삶아내어 그릇에 식혀둔다. 다시마 한 장을 넣어 육수를 우린 다음, 간장으로 간을 하고 끓으면 다시마는 뺀다. 육수가 끓으면 쑥을 넣어 국물을 만들고 그릇에 완자를 담은 다음 국을 부어내면 완성된다.

쌀가루로 빚어낸 쑥 완자는 쌀에 부족한 칼슘과 다양한 미네랄을 쑥이 보충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밥에 곁들일 국으로도,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쌀가루에 물기를 제거한 두부를 추가해 완자를 만들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 애탕, 쑥국
▲ 애탕, 쑥국

◇흑임자와 쑥경단을 곁들인 씀바귀 샐러드

봄나물 중 가장 쓴맛을 지녀 ‘고채’라고도 불리는 씀바귀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쌉쌀하고 쓴맛을 지니고 있다. 씀바귀가 가진 이눌린이라는 성분이 쓴맛을 내게 할 뿐만 아니라 천연 인슐린이라 불리며 체내의 혈당을 조절하기도 하기도 한다. 씀바귀 뿌리를 데치거나 차가운 쌀뜨물에 오래 불려놓는 등 뿌리의 쓴맛을 제거해 요리에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적절한 양념을 통하면 씀바귀 뿌리의 영양성분을 그대로 흡수하면서 특유의 향과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씀바귀 뿌리는 씻어서 간장, 매실 엑기스, 파인애플 식초에 버무려 둔다. 흑임자 가루 7, 찹쌀가루 1, 멥쌀가루 2의 비율로 섞어 익반죽해 흑임자 경단을 만들고 끓는 물에 삶아낸다. 삶아낸 경단을 흑임자에 굴려내어 사용해도 되고, 삶아낸 걸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구워 사용해도 좋다. 애탕에서 만들어 놓았던 쑥 완자를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구운 다음 흑임자 경단과 함께 씀바귀 샐러드에 곁들여 낸다. 뿌리 대신 잎을 사용해 샐러드를 준비하는 경우에는 간장, 매실 엑기스, 파인애플 식초를 섞은 드레싱을 잎에 살짝 뿌려서 낸다.

찹쌀가루, 멥쌀가루로 익반죽해 만든 경단은 설탕이나 꿀을 넣어 달게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렇듯 봄나물이나 원하는 식재료를 추가해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낼 수 있고, 마련된 음식에 고명으로 활용하는 데에도 손색이 없다.

마선영 요리연구가·소목문화원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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