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봄 밥상 위에 건강이 활짝 피었습니다

봄의 끝자락 ‘곡우’ 무렵에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식재료
생죽순과 금은화 꽃봉오리
약재로 쓰일만큼 영양 풍부
죽순 찰밥과 금은화 샐러드로

▲ 오렌지 젤리를 곁들인 금은화 샐러드
▲ 죽순 찰밥으로 만든 봄나물 쌈밥과 금은화 샐러드, 오렌지 젤리 도시락

봄의 화려함을 느낄 사이도 없이 초여름의 열기가 선뜻 다가왔다.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봄철의 마지막 절기 곡우(穀雨)를 막 지났다. 곡우는 24절기 중 여섯번 째로 매년 양력 4월20일쯤, 여름으로 들어가는 길목이자 봄의 끝자락에 서 있다.

우리나라에선 유독 곡우와 관련된 많은 속담이 전해 내려온다. ‘곡우에 모든 곡물이 잠을 깬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가 마른다’ ‘곡우가 넘어야 조기가 운다’와 같이 주로 우리가 먹고 사는 것에 관련된 속담들이다. 그도 그럴 것이, 곡우는 볍씨를 담그고 못자리를 마련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풍년을 기원하는 날이다.

▲ 마선영 요리연구가·소목문화원 대표
▲ 마선영 요리연구가·소목문화원 대표

그뿐만 아니라, 곡우 무렵에 잡힌 조기는 살이 적지만 이후에 잡히는 조기에 비해 맛이 좋다고 하여 ‘곡우사리’ 조기를 으뜸으로 치거나, 이맘때 나무에 물이 풍부하다 하여 한 해의 건강을 기원하며 전국의 명산으로 곡우물을 마시러 가는 풍습도 있다. 이렇듯 이 계절이 가진 특색 때문에 전국 각지에는 곡우날 먹는 음식과 관련한 다양한 속신(俗信)들이 전해 내려온다. 경북 구미에서는 파종하는 종자의 명이 질겨지라고 곡우날 찰밥을 해 먹고, 경기 김포에서는 곡우 무렵 나물을 장만해서 먹는데, 곡우가 지나면 나물이 뻣뻣해지기 때문이라 한다.

이맘때만 구할 수 있는 약재이자 식재료인 대나무 줄기의 어린순인 생죽순과 봄나물을 이용한 죽순 찰밥, 금은화 샐러드로 남은 봄을 만끽하고 다가오는 계절을 맞이해 보자.

▲ 금은화 샐러드
▲ 금은화 샐러드

◇죽순 찰밥으로 만드는 봄나물 쌈밥

생죽순은 1년 중 이맘때만 구할 수 있는 귀한 약재이자 식재료다. 겨우내 언 땅을 뚫고 나온 대나무 줄기의 어린잎이 죽순이다. 인공적인 환경에서 재배가 어렵다 보니 주로 4~5월 중에 채취한 죽순을 냉동하거나 캔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유통된다.

△죽순 찰밥·봄나물 쌈밥 조리법

(재료: 생죽순, 명이나물잎, 호박잎, 우엉잎, 은행, 대추, 잣, 찹쌀, 멥쌀, 소금 조금)

먼저 찹쌀 6, 멥쌀 4의 비율로 씻어 12시간 정도 찬물에 불려 둔다. 죽순은 푹 삶은 후 아린 맛을 빼기 위해 찬물에 반나절 가량 담가 둔다.

은행은 속껍질을 까고, 명이나물잎과 호박잎, 우엉잎은 끓는 물에 데쳐서 준비한다. 준비한 죽순은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은행과 대추, 불려둔 쌀과 소금을 섞어 찜통에 찌면 죽순 찰밥이 완성된다. 데친 명이나물잎과 호박잎, 우엉잎에 쪄낸 죽순 찰밥을 싸서 쌈밥으로 완성한다. 저염 된장으로 쌈밥에 간을 해서 먹으면 더 좋다.
 

▲ 죽순 두부찜
▲ 죽순 두부찜

◇오렌지 젤리를 곁들인 금은화 샐러드

금은화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인동초꽃이라고 불리며, 겨우내 시들지 않고 강한 생명력으로 번식하는 인동 덩굴의 꽃을 일컫는다. 중국에서는 각종 의서에 기록된 오래된 약재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치료제로 더 유명해졌다. 금은화는 왕의 감기에 쓰이는 치료약으로 조선 승정원일기에 기록된 바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은화를 생으로 먹거나 말린 후 덖어 그 차를 음용하는 식으로 주로 복용해 왔다. 금은화는 꽃이 개화하기 전 꽃봉오리 상태가 가장 영양성분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맘때 전통시장에 가면 갓 딴 꽃봉오리 상태의 금은화를 구할 수 있다.

△금은화 샐러드 조리법

(재료: 금은화, 돌나물, 참기름, 깨, 조선간장)

금은화를 헹구어 물기를 빼놓는다. 돌나물은 금은화의 3분의 1 비율로 준비해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빼준다. 금은화와 돌나물을 섞어 조선간장(집간장), 참기름, 깨로 버무려 담는다.

△오렌지 젤리 조리법

(재료 : 젤라틴 500g 기준 재료: 오렌지 10개, 오렌지 주스, 설탕 2T 스푼)

젤라틴은 찬물에 10분 정도 불려 준비한다. 오렌지는 반으로 잘라 속을 파낸 뒤, 파낸 속은 갈아서 체에 걸러 준비한다. 남은 껍질은 용기로 사용할 수 있게 깨끗하게 정리해 둔다. 주스와 걸러낸 오렌지 속을 섞어 미지근한 온도로 데운 후 젤라틴과 설탕을 넣어 녹인다. 준비했던 오렌지 껍질을 용기에 넣어 냉장고에서 반나절 이상 굳혀준다. 굳힌 젤리를 잘라 금은화 샐러드 옆에 장식한다.

마선영 요리연구가·소목문화원 대표

※QR코드를 찍으면 간단한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김은정 인턴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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