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폴란드 바르샤바 코페르니쿠스 과학센터(copernicus science centre)

450개 이상의 대화형 전시로 스스로 실험
악기·생물 등 다양한 아이템 과학적 탐구
코페르니쿠스 탄생 550돌 AI로봇 선보여

과학전시품 센터내에서 직접 연구·제작
폴란드만 센터 60개…해외 여러곳 운영
분점 개념 SOWA로 지역민 접근성 높여

▲ 코페르니쿠스 과학센터(copernicus science centre)는 지동설을 처음 주장한 폴란드 과학자 코페르니쿠스의 이름을 딴 폴란드 최대 규모의 과학 박물관이다.

2010년 개관한 코페르니쿠스 과학센터(copernicus science centre)는 지동설을 처음 주장한 폴란드 과학자 코페르니쿠스의 이름을 딴 폴란드 최대 규모의 과학 박물관이다. 450개 이상의 대화형 전시를 통해 관람객 스스로 실험을 수행하면서 과학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

어린이, 청소년들은 물론 어른들도 즐거워지는 생기발랄한 과학 놀이동산, 코페르니쿠스 과학센터로 떠나보자.

◇연령대별 프로그램 운영 ‘가족형 과학관’

지난달 8일 찾은 폴란드 바르샤바의 코페르니쿠스 과학센터(copernicus science centre). 이른 아침부터 센터를 찾은 가족단위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연간 100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는 이곳은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과 기업 후원, 티켓 판매금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생 방문객이 주를 이루는 보통의 과학관들과 달리, 이곳은 관람객 연령층이 매우 다양하다. 연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가운데 관람객 호응에 따라 전시작품이 수시로 교체되는 영향이다.

과학관 관계자는 “과학센터는 어린이들이 노는 곳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곳에선 성인을 위한 특별공간과 이벤트를 진행하며, 전 연령층이 함께하는 공간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어떤 그룹이 소외돼 있는지 관찰하고,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고민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과학관 입구에 들어서자, 천장에 매달린 바이올린, 트라이앵글, 첼로 등 악기들이 눈에 띈다. ‘쇼팽의 나라’ 폴란드에선 과학관에서도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전시 관계자는 “음악은 과학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악기를 통해 소리의 전달 원리 등 다양한 과학적 탐구가 가능하다. 악기뿐만 아니라 자전거, 동식물 등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아이템을 과학적으로 접근해 새로운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코페르니쿠스 과학센터는 전시기획과 콘셉트 설정부터 설계와 제작까지 모든 프로세서를 한 곳에서 실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 코페르니쿠스 과학센터는 전시기획과 콘셉트 설정부터 설계와 제작까지 모든 프로세서를 한 곳에서 실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기획부터 제작까지 센터에서 직접 수행

어렵고 생소할 수 있는 과학원리가 재미난 전시품으로 구현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코페르니쿠스 과학센터의 체계화된 인력구성 덕분이다. 이곳은 전시기획과 콘셉트 설정부터 설계와 제작까지 모든 프로세서를 한 곳에서 실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전시품을 제작업체에 맡기지 않고, 센터 내에서 직접 제작하는 것이다. 전시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별도의 연구공간도 마련돼 있는데 엔지니어, 디자이너, 과학자, 기술자 등이 근무하고 있다. 여기서 제작된 과학전시품들은 다른 지역, 다른 나라의 과학관으로 보내지기도 한다.

폴란드 및 해외 과학센터와의 협력 관계도 돈독하다. 젊은 탐험가 클럽, 영 익스플로러 클럽 등이다. 폴란드에는 60개 이상의 센터가 있으며 아르메니아, 조지아, 에티오피아, 우크라이나에서도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인근 국가들과 경험을 교류하며 아이디어를 발굴해 내고 있다.

코페르니쿠스 과학센터는 폴란드 각 지역에 분점 개념의 작은 센터인 ‘SOWA’를 운영하기도 한다. 문화적 접근성이 낮은 인구 35만명 미만의 마을에 운영되는 작은 공간이다. 현재 27개가 운영되고 있는데, 50개까지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SOWA를 통해 수도인 바르샤바까지 발걸음 하기 힘든 지역민들도 코페르니쿠스 과학센터 전시품들을 조금이나마 접할 수 있게 됐다.

▲ 코페르니쿠스 과학센터에서는 450개 이상의 대화형 전시를 통해 관람객 스스로 과학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 사진은 센터 입구에 설치된 AI로봇을 관람하고 있는 가족 방문객들의 모습.
▲ 코페르니쿠스 과학센터에서는 450개 이상의 대화형 전시를 통해 관람객 스스로 과학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 사진은 센터 입구에 설치된 AI로봇을 관람하고 있는 가족 방문객들의 모습.

◇‘대화형 전시’ 눈길…상호작용으로 배운다

코페르니쿠스는 우주의 중심이 지구라고 믿던 중세에 천동설을 부인하고 지동설을 주장해 근대 자연과학의 대전환을 가져왔다. 그는 1521년에 지동설을 완성했지만, 종교적 탄압을 두려워하다, 죽기 직전인 1543년에야 세상에 발표했다.

살아 생전에는 두려움 속에 늘 말을 아꼈던 코페르니쿠스가 현재는 과학센터 메인 전시장에서 관람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폴란드 의회는 코페르니쿠스 탄생 550주년을 기념해 올해를 ‘코페르니쿠스의 해’로 선포했고, 전국의 도시와 마을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코페르니쿠스 과학센터에서는 코페르니쿠스 인공지능(AI)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키 190cm, 몸무게 100kg에 달하는 이 로봇을 만드는데 3억원가량의 비용이 소요됐다고 한다.

센터 관계자는 “ChatGPT가 200억 개의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반면, 이 로봇은 1750억개의 프로토콜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폴란드 바르샤바=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울산지역 내 2개 신문사(경상일보·울산매일신문)가 함께 취재·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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