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끝) 울산 중구 문화의거리

상일상회
주택 고쳐 유리온실 형태로 재탄생
실내정원·그라스정원 등 조성하고
정원도시 프로그램·각종전시 운영

이팔청춘 마을공방 별별마당
농협 창고 건물 리모델링해 활용
유리공예 등 원데이 클래스 진행
그라스 심어 도심속 정원 역할도

원도심 문화공간 연계 시급
중구생활문화센터·청년디딤터 등
원도심 속 문화공간은 다양하지만
관람객 체류시간 길지않아 아쉬워

▲ 옛 농협은행 성남동지점 창고를 리모델링한 ‘이팔청춘 마을공방 별별마당’에서 술담그기 프로그램이 열린 모습.

울산 중구 문화의거리에도 수년 새 골목 사이사이 유휴공간을 활용해 복합문화시설로 활용하는 공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 공간에서는 전시와 강좌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문화의거리가 기존 보세거리까지 확장되면서 원도심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최근 새롭게 들어선 공간과 기존 문화공간의 나아갈 방향을 살펴본다.

◇상일상회

상일상회는 지난 2021년 울산 중구가 원도심의 오래된 주택을 매입해 정원도시 중구의 시민정원사 양성과 문화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조성됐다. ‘상상이 일상이 되는 우리 동네 상생 관광 회관’이라는 의미의 ‘상일상회’는 10개월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기존 주택의 형태는 유지하고 그 위를 덧씌운 듯한 박공 지붕을 가진 유리온실의 형태로 재탄생했다.

공간 1층에는 중구의 시민정원사들이 정성스럽게 가꾼 실내 정원이 조성돼 있고, 2층 외부 공간과 3층 옥상에는 태화강국가정원에 조성된 아우돌프 정원을 담은 그라스 정원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뽐내 도심 속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게 마련돼 있다.

개관 초기부터 지난 5월까지는 울산 중구와 사회적기업 한 곳이 공동으로 한국관광공사의 정원문화관광거점 공간 조성 공모를 통해 함께 운영해 왔고, 최근에는 임대 사업자에 공간을 대여하고, 공간에서는 정원도시 중구와 알맞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상일상회에서는 전시도 진행하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닥종이로 울산큰애기를 소개하는 전시가 열렸고, 오는 12월11일까지는 식물과 함께 태화강국가정원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울산 중구 원도심 오래된 주택을 새 단장해 탄생한 ‘상일상회’는 전시공간·도심 속 정원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울산 중구 원도심 오래된 주택을 새 단장해 탄생한 ‘상일상회’는 전시공간·도심 속 정원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팔청춘 마을공방 별별마당

상일상회 바로 옆 ‘이팔청춘 마을공방 별별마당’도 유휴공간을 활용한 문화시설이다. 정부의 마을공방 육성사업 공모를 통해 농협은행 성남동지점 전표 창고로 쓰이던 낡은 단층 건물을 임대해 리모델링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공간에는 각종 강의를 위해 필요한 기자재를 비롯해 공유주방 형태의 시설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수업이 가능하다.

별별마당에서는 중구가 공모를 통해 기획한 강좌 프로그램이 연중 운영 중이다. 원예수업과 유리공예, 막걸리 만들기 등 수업 대부분은 원데이 클래스로 진행된다. 수업 중에는 꽃꽂이·리스·트리 만들기 등을 하는 원예수업과 막걸리 만들기 수업이 20대에서 50대까지 연령 구분 없이 고루 인기가 높다. 공예 수업은 대부분 20~30대들이 주로 찾는다.

별별마당은 문화강좌를 위한 공간으로도 사용되지만, 공유공간으로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다.

사전에 별도의 신청을 거치면 동아리 활동이나 소모임 등을 위한 공간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별별마당 앞에 조성된 그라스 정원 ‘호호정원’은 중구 큰애기정원사들의 세심한 관리 덕분에 계절마다 옷을 바꿔입으며 도심 속 정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원도심 문화공간 간 연계 ‘아직’

문화의거리 원도심에는 앞서 소개한 상일상회와 이팔청춘 별별마당을 비롯해 활용도가 떨어진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된 문화공간이 적지 않다.

옛 중구문화원 건물에는 전시실과 체험실 등을 갖춘 어린이역사과학체험관이 들어섰고, 오래된 여관 건물을 매입해 중구지역 청년을 위한 공간 ‘청년디딤터’도 문을 열었다. 오래된 주택을 손봐 울산 출신 가수 고복수를 기리기 위해 마련된 ‘고복수 음악관’도 있다. 중구전통공예관을 리모델링해 탄생한 중구생활문화센터는 문화도시 거점공간의 역할을 위해 올해 말 다시 새 단장에 들어간다. 지난해 문을 연 울산시립미술관도 지척이다.

이들 문화공간은 도보로 쉽게 이동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지만, 프로그램 운영이나 홍보 등에서 연계가 잘 안돼 특정 공간에 방문한 관람객이 원도심에 오래 머물고 다양한 공간을 즐기는 형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울산 관광 플랫폼 ‘센트럴’을 통해 별별마당을 비롯해 원도심의 전시·공연·체험 등을 안내하고 있지만, 활성화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

김우찬 울산 중구 문화관광과장은 “문화의거리를 비롯해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문화예술업종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면서 “원도심을 문화로 채울 수 있도록 새로운 도시재생 공모사업을 발굴하고 공간 간 연계를 위해 문화점빵·미술관 가는길 등 행사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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