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본 간사이 광역연합

2010년 말 설립 일본 최초 광역연합체
2부 6현 4시로 구성 인구 약 2205만명
중앙집권 타파·지방분권 개혁에 집중

행정구역을 초월한 프로젝트 등 추진
오사카 해역 매립 베이 에어리어 개발
2025 오사카-간사이 세계엑스포 유치

▲ 바다를 매립해 광활한 매립지를 확보한 오사카만 베이 에어리어 전경. 경기침체로 입주 부진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오사카만을 중심으로 광역 연계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목표 아래 민간 주체들의 자율적인 노력과 광역적인 연계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일본 최초의 광역 연합체인 간사이 광역연합(關西 廣域聯合)은 공식 업무를 앞두고 좌초한 부울경 특별연합과 가장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각각 서울과 도쿄 일극화를 막기 위해 지방 지자체들이 새로운 대도시권을 만든다는 출범 목표는 물론, 단독 지자체로는 대응이 어려웠던 업무를 공동 대응해 분권을 강화한다는 취지, 집행부와 의회의 이원화라는 체제 등이 흡사하다. 반면 간사이 광역연합은 부울경 특별연합이 갖지 못했던 다양한 장점을 갖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부 6현 4시로 구성

간사이 광역연합은 광역 자치단체인 부(府)와 현(縣)의 범위를 뛰어넘는 행정 책임 주체를 형성하기 위해 2010년 12월1일 설립됐다.

설립 당시 2부와 5현 체제로 출범했지만 현재는 교토부·오사카부의 2부, 효고현·시가현·나라현·와카야마현·돗토리현·도쿠시마현의 6현, 교토시·오사카시·사카이시·고베시의 4시까지 총 2부 6현 4시로 구성돼 있다. 구성단체의 총 인구는 약 2205만명에 달한다.

간사이 광역연합의 주요 사무와 재원 등은 모두 간사이 광역연합 규약에 명시돼 있다. 간사이 광역연합의 공동 사무는 △광역방재 △광역관광·문화·스포츠진흥 △광역산업진흥 △광역의료 △광역환경보전 △자격시험·면허 △광역직원연수 등 7개로 구성된다.

간사이 광역연합의 구성단체는 7개 분야 공동 사무를 함께 처리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참여단체의 특성에 따라 일부 사무만 관여하기도 한다.

▲ 간사이 광역연합 사무실에 설치된 2025 세계 엑스포  배너.
▲ 간사이 광역연합 사무실에 설치된 2025 세계 엑스포 배너.

◇집행부-의회 운영 이원화

간사이 광역연합의 운영기구는 집행부와 의회로 이원화돼 있다. 의결 기관은 광역연합 의회인데, 의회는 구성단체의 지방의회에서 선출된 의원들 중에서 선발된다. 집행부는 사무국과 광역연합위원회로 구성된다.

간사이 광역연합의 주요 재원은 연합을 구성하는 구성단체가 납부하는 부담금, 사용료와 수수료, 전입금, 국고보조금 등으로 조달된다. 2022년도 간사이 광역연합의 세입(당초예산)은 총 27억1800만엔이었다.

세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광역연합 구성단체의 부담금으로 14억5373만엔(53.5%)이고, 국고지출금이 8억4709만엔(31.2%)이었다. 사용료 및 수수료 수입 2억3337만엔(8.6%), 전입금(기금수입금) 1억1116만엔(4.1%) 등의 순이었다.

간사이 광역연합의 세출 구조는 크게 의회비, 총무비 등 매년 발생하는 경상비와 광역연합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사업비, 기타(공채비, 예비비) 등으로 구성된다.

당초예산 기준 2022년도 지출 현황을 살펴보면, 사업비 항목이 23억2978만엔(85.7%)으로 가장 많았다. 사업비 중에서는 광역의료비가 16억6937만엔으로 사업비의 71.7%를 차지했다. 이어 자격시험·면허비, 광역관광·문화·스포츠진흥비, 간사이 파빌리온 설치 운영비, 광역산업진흥비 등이 뒤를 이었다.

야마시타 요시히로(山下芳弘) 간사이 광역연합 본부 사무국장은 “매달 광역연합위원회를 통해 중요 사항에 대한 방침을 결정한다”며 “의사 결정은 전원 일치가 기본이지만 사업에 반대하면 강요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부 기관 이전 성과

간사이 광역연합은 지역 경제계가 발의한 민관 연대기구가 2003년 이래 7년간의 준비 작업을 거쳐 출범했다.

당시 간사이 경제계는 중앙집권 타파와 지방 분권 체제 확립을 위해 도주제(道州制)를 미래상으로 제시하며 간사이주 설립을 요청했다. 도주제는 현재의 도도부현보다 행정 구역이 넓고 자치행정권이 큰 도와 주를 두는 구상을 의미한다.

간사이 광역연합이 내건 이념은 분권형 사회 실현, 책임 주체 만들기, 중앙 사무·권한 수용 주체 구축 등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중앙집권과 도쿄 집중화를 타파하고 지방 분권 개혁의 돌파구를 여는 데 집중했다. 또 간사이 전체의 광역 행정을 맡을 책임 주체를 만들기 위해 집행기관과 의회라는 새로운 행정 주체를 설립했다. 이어 중앙정부가 갖고 있던 사무와 권한을 수용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 유일하게 정부 기관을 이전하는 성과를 이뤘다. 도쿠시마현에 ‘소비자청 신미래창조전략본부’를, 와카야마현에는 ‘총무성 통계국 통계활용센터’를 각각 설치했다. 올해 3월부터 5월까지는 문화청이 교토 이전을 마무리했다.

▲ 2025 오사카-간사이 세계 엑스포가 열리는 인공섬 유메시마. 엑스포의 상징물인 지름 615m에 달하는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 ‘링’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 2025 오사카-간사이 세계 엑스포가 열리는 인공섬 유메시마. 엑스포의 상징물인 지름 615m에 달하는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 ‘링’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2025 세계 엑스포 유치 성과

간사이 광역연합은 출범 후 대형 국가 기간산업이나 프로젝트 등 분야에서 행정구역을 초월한 추진 체제를 구축해 광역 행정의 다양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특히 간사이 광역연합은 오사카만 베이 에어리어 개발과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유치 등의 굵직한 성과를 거뒀다.

간사이 광역연합은 오사카만 일원을 매립한 뒤 매립지를 분양해 상업·업무 시설을 입주시키는 오사카만 베이 에어리어 사업을 추진 중이다.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생활 편의 시설이 풍부한 안전한 도시 공간을 형성하고, 다양하고 선진적인 생활상을 실현할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2025 오사카-간사이 세계 엑스포 유치 역시 간사이 광역연합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 중 하나다.

2025년 오사카-간사이 세계 엑스포 유치는 지난 2014년 간사이 경제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제안됐다. 오사카는 2017년 ‘2025년 일본 만국박람회유치위원회’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나섰다.

위원회는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이 회장을 맡고 부회장단에 오사카시 시장, 간사이광역연합장, 오사카상공회의소장, 간사이경제동우회 대표간사, 교토상공회의소장, 고베상공회의소장 등 지역 인사들이 주요 역할을 담당했다.

간사이 광역연합 지자체들은 세계 엑스포의 개최 의의와 지역의 매력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결국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를 꺾고 개최지로 확정됐다. 2025 오사카-간사이 세계 엑스포는 오사카 베이 에어리어 개발로 확보한 인공섬 유메시마(夢洲)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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