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4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설 민생대책’을 확정했다. 골자는 취약계층 365만가구의 전기요금 인상을 한 번 더 유예하는 방안, 소상공인·자영업자 40만명이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의 이자를 최대 150만원 줄여주는 방안 등이다. 이번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은 아직도 코로나19의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힘은 14일 국회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어 다음 달부터 이뤄지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이자 경감을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제2금융권 대출이자 경감은 3월 말부터 시행한다. 대상자는 약 40만명, 줄어드는 이자는 최대 150만원이다. 아울러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명절 유동성 지원에 역대 최대 규모인 39조원의 자금을 새로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민들은 예나 지금이나 명절 때만 되면 고물가에 시달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의 10일 기준 소매가격을 보면 사과(후지·10개)는 2만9000원, 배(신고·10개)는 3만3000여원으로 각각 1년 전보다 29.4%와 26.9% 올랐다. 사과와 배 가격이 이렇게 뛴 것은 작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각각 30.3%, 26.8% 줄었기 때문이다. 과일 꽃이 피는 지난해 봄에는 냉해와 우박 피해를 봤고, 여름에는 장마와 태풍, 폭염 피해에 병충해까지 돌았다. 값비싼 사과·배 대신 소비자 수요가 겨울철 대표 과일인 감귤에 쏠리면서 감귤(상품) 소매가도 지난 10일 기준 4353원으로 1년 전보다 30.8% 올랐다. 이 때문에 주요 백화점·대형마트의 선물세트가 일제히 상승했다. 예를 들어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사과 세트(4.2㎏)는 지난해 4만9900원에서 올해 7만9900원으로 60%나 뛰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설 연휴 기간 사과, 배, 배추, 무, 고등어 등 차례상에 주로 올라가는 16대 성수품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정부 할인지원율은 20%에서 30%로 높이기로 했다. 또 정부 할인지원에 참여하는 전통시장도 농축산물 700곳, 수산물 1000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민생안정대책은 매년 명절 때만 되면 발표되는 대책이다. 그 중에서도 차례상에 올라가는 성수품들은 서민들의 생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이자지원이나 취약계층에 대한 전기요금 인상 유예도 중요하지만 전국 국민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생활물가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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